김용섭 무소속 서구갑 국회의원 예비후보
서울에 살다 2010년 결혼하며 용인에 첫 보금자리를 마련하였고, 2년 만에 4,000만 원이 오른 전세금을 감당하지 못해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낯선 인천으로 이사 오게 되었습니다. 당시 첫째가 돌을 앞두고 있었는데 8년 만에 어느덧 다섯 식구가 되었네요. 아파트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고, 출퇴근에 하루 4시간을 허비해야 했지만, 한적했던(?) 청라에서의 삶은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청라-강남 “행복버스”
아이가 잠들기 전에 한 번이라도 더 안아보고 싶어 6시 정시 퇴근을 하자마자 서둘러 집에 오면 8시, 지친 아내와 아이는 벌써 잠들어 있을 때가 많았습니다. 다행히 버스가 빨리 온 날에는 그나마 10분이라도 깨어있는 아이의 모습을 볼 수 있었지만, 평일에 가족과 함께 하는 저녁식사는 잡을 수 없는 꿈이었습니다.
너무나 당연하지만 우리가 잃어버리고 살아가는 온 가족이 함께 하는 저녁식사 시간을 가정으로 돌려드리기 위해 2014년 12월, 대한민국에서는 최초로 마이크로트랜짓(microtransit) 서비스인 '행복버스'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시작하고 2달도 채 되지 않아 노선버스 업체의 협박으로 서비스를 잠시 중단하기도 했지만 작년 6월까지 6년 동안 단 하루의 결행도 없이 총 200여 분의 이웃들에게 행복한 출근길을 선물해 드렸습니다.
작은책방 “공책(공유하는책방)”
아이들에게는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정작 부모들은 책을 읽지 않는 사회. 그리고 온라인상에는 많은 친구들이 있지만 정작 힘들 때 연락할 수 있는 동네 친구가 없는 너무나 외로운 어른들. 바쁜 삶에 쫓겨 사느라 주위를 둘러볼 여유조차 갖기 어렵지만 그럴 때일수록 더 많이 사람들을 만나고 마음을 나눌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이의 마음보다 부모의 마음이 먼저 건강해야 그 가정이 바로 설 수 있다고 믿었기에 2016년 9월, 어른들을 위한 작은 책방 겸 사랑방 같은 문화공간 '공책(공유하는책방)'을 2단지에 오픈하였습니다. 책을 읽지 않는 사회에서 어른들만을 위한 작은 책방을 운영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때 만들어진 2개의 독서모임이 아직까지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이 참 감사할 따름입니다.
영어도서관 “나즈막한언덕”
10년 이상 영어를 배우고 졸업한 이후에도 취업을 위해 영어에 손을 놓지 않음에도 정작 외국인 앞에만 서면 한없이 작아지는 대한민국 영어교육을 바꾸고 싶었습니다. 대학을 가기 위해 점수를 내야 하는 현실을 외면할 수는 없지만, 그 냉엄한 현실 앞에서 치열하게 이상적인 길을 고민하는 것이 교육자의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억지로 뭔가를 주입하기 보다 원서를 통해 스스로 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고 싶어 2017년 10월, 아이들이 언제든 와서 마음껏 책을 읽을 수 있고 어른들도 영어를 배울 수 있는 공간 '나즈막한언덕'의 문을 열었습니다. 그동안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여러 시행착오들을 겪었지만 여전히 날마다 아이들을 위한 더 이상적인 방법을 고민하며, 언덕을 통해 아이들의 삶이 더 건강해지고 풍성해지기를 바랄 뿐입니다.
“사람을 살리는 정치”
오래전부터 저는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삶'을 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정상적인 사람도 들어가기만 하면 이상해진다는 대한민국의 정치판은 절대 끼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사람 냄새나는 동네를 만들겠다고 지난 몇 년 동안 순수하게 해왔던 많은 일들에 대한 오해를 받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냥 제가 발을 딛고 서있는 이곳에서 열심히 살다 보면 저의 삶도, 우리의 삶도 더 행복해질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비단 지역 정치인들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대다수 정치인들의 삶을 보고 있노라면 희망은 고사하고 가슴 먹먹한 절망뿐이었습니다. 돈도 없고 힘도 없는 평범한 시민이 지역의 교통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버스회사의 협박과 수천만 원의 대출까지 받아 가며 6년 동안 행복버스를 운영해 왔는데, 정치인들은 단 한 번이라도 주민들의 이런 삶의 문제에 대해 함께 아파하신 적이 있으셨는지 묻고 싶습니다.
2008년 18대 총선부터 12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들의 말과 삶을 보면 어떻게 저렇게 떳떳할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통렬한 반성이나 주민들을 향한 사과는 없고 언제나 서로를 탓하며 본인들은 잘했다고 우기기까지 합니다. 물론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지키지 못하는 공약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두 분이 그동안 주장해 오셨던 정치적인 힘을 생각하면 힘의 문제가 아닌 의지의 문제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무소속이 무슨 힘이 있냐고 많이들 염려합니다. 그렇다면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던 3선의 국회의원이나 국회의장 비서실장, 국회 사무총장까지 역임하신 분은 과연 우리의 삶에 만족할 만한 변화를 가져다주었나요? 국회의원이라는 자리가 세금으로 주어지는 수많은 특권과 특혜들을 누릴 수 없고, 나의 모든 것을 희생하여 지역과 나라를 위해 봉사해야 자리라면 강산이 한 번 변하고도 넘을 이 시간 동안 과연 그 자리를 지키셨을지 궁금합니다.
저는 말보다는 삶이 앞서는 사람입니다. 기성 정치를 경험해보지 않았다는 것은 단점이기도 하지만 정치적 부채가 전혀 없기 때문에 소신껏 할 수 있다는 장점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다른 후보들에 비해 10~15년 이상 젊다는 것은 청라를 이름만 국제도시가 아닌 진정한 국제도시로 만드는데 가장 적합한 후보라고 자신합니다. 한 사람의 정치인을 바꾸는 것이 우리들의 삶에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는지 꼭 삶으로 증명해 내겠습니다. 4월 15일 저는 꼭 21대 국회에 청라와 서구 주민을 대표하여 입성하겠습니다.
이 글은 기고자의 의견으로, <더 청라>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