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에서는 추석 연휴가 끝나자 마자 동네 주민들이 홍콩에서의 노랑우산 물결처럼 녹색우산을 들고 청라소각장 증설반대, 이전 폐쇄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다같이 하나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홍콩은 학창시절 장국영의 중경삼림을 보며, 꼭 홍콩에 가서 그 촬영지를 가보겠노라 다짐을 하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막상 그 Middle level 에스컬레이터를 타보니 그냥 좁고 언덕이 가파른 동네의 편의를 위한 에스컬레이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였던 다소 허무하게도 꿈에 그리던 장국영은 그 어디에도 없던 그 길이 생각난다.

1년 365일 관광객이 넘쳐나던 항상 사람으로 북적되던 홍콩에 우산을 든 사람들여 모여 집회가 개최되는 뉴스가 나오고 젊다기 보다는 너무나 어린 남녀 친구들이 곤봉에 매맞고 끌려가는 것을 보면서 우리의 과거가 떠오른다. 너무나 안타깝지만, 자유는 피의 댓가 없이는 결코 이루어 지지 않는 다는 것을 우리는 한국의 현대사로 절실하게 경험했기 때문에 마음속으로 홍콩주민을 응원하는 것으로 안타까움을 표현할 뿐이다.

그 홍콩과 청라의 우산 집회는 여러 닮은 점이 있다. 우선 홍콩은 중국이라는 거대한 집단과 싸워야 하고, 우리도 인천시라는 커다란 지방정부와 싸워야 한다.

두곳의 주민들 모두 생존을 위한 싸움이고, 승리하기 위해서는 길고 힘든 시간을 보내며 여러 사람들의 단결된 의견과 힘을 보여줘야 한다.

작년 소각장 폐쇄를 위한 서명을 받으러 다니면서, 청라에 살지만 기이한 다른 의견들을 접한 적도 있었다. 일하는 곳이 소각장 근처이지만 전혀 위험스럽거나 악취 혹은 유해물질을 경험해 보지 못했다는 분도 있고, 국가 정책인데 소각장을 없애면 그 쓰레기는 다 어디에서 소각을 하냐고 반문하시던 거의 의식이 골수 공무원 수준의 분들도 있었다.

그런 분들에게 반문하고 싶다. 만약 인천시가 최첨단 유해물질 분석기로 소각장의 무해성을 입증하고, 그 임상 실험 30년의 결과를 우리에게 수치로 증명해 보일수 있다면, 소각장 1개가 아니라 100개도 지어야 된다. 고압 전기밑에서만 생활해도 암발생율이 거의 100%에 육박하다는데, 왜 인천시는 10만 청라국제도시 주민들의 생명을 담보로 돈을 벌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금전 만능주의" 천박하다는 느낌이다.

예전부터 서구는 매립지와 쓰레기로 뒤덮여 있었고, 인천시에서도 가장 낙후되어 있었으며, 거기서도 청라는 바로 옆 서부산단 주물단지와 SK인천석유화학에서 나오는 저 하얀 연기의 정체를 알지도 못하면서 제대로 된 항의조차 하지 못한 채 주민들은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다.

청라국제도시 주민들은 많은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내가족과 아이들이 편히 숨쉴수 있는 맑고 깨끗한 공기와 주변 환경 그 뿐이다. 이미 청라는 아이 키우기도 좋기로 소문이 나있고 도시 인프라도 좋은 편이다. 주거환경은 대한민국에서도 상위 5위권안에 드는 지역이다. 청라소각장만 이전 폐쇄 된다면 더할 나위없이 살기 좋은 도시이다.

인천시 관계자들에게 말하고 싶다.

그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소각장이 무해하고 주민들에게 해롭지 않아 증설해야 한다면 인천시청 앞마당 또는 박남춘시장 본인 집옆에 설치할 것을 권유하고 싶다.

정부나 인천시의 기본적인 폐기물 정책은 발생지 처리가 원칙이다. 옆동네 5개구에서 버린 쓰레기를 내집앞에서 태울 이유가 없다. 내가 버린 쓰레기를 내가 책임지고 처리해야 쓰레기 과잉의 폐단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

결국 인천시장의 불통과 더불어 무소신 무책임 무능력과 인천시 공무원들의 편의적 행정주의가 현재 청라주민들이 녹색우산을 들고 나오게 하는 결정적 이유임에는 틀림이 없어 보인다.

마지막으로 가슴으로 두손모아 빌어본다.

홍콩도 청라도 비오는 날 비를 피하는 용도의 우산이 더 이상 집회에서 모이지 않아도 되는 날을 소망해 본다.우리 자식들에게 이런 환경 재앙을 막기위해 최선을 다해 싸웠다고 당당하게 얘기할 날이 오기를 빌어본다.

내가 과한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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