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우산혁명 본딴 '녹색 우산 혁명' 집회에… 인천시 설명회 '무산'

18일 열린 청라 주민들의 '인천시 소각장 설명회 반대 집회
▲ 18일 열린 청라 주민들의 '인천시 소각장 설명회 반대 집회' (사진=청라총연)

홍콩 우산혁명을 본딴 청라국제도시 시민들의 집회에 인천시가 주도한 '청라 자원환경시설(현대화) 사업 관련 용역 설명회'가 16일, 18일 모두 파행했다.

앞서 인천시는 청라 자원환경시설(현대화) 사업 용역 관련 설명회를 청라2동 행정복지센터에서 16일 주민자치위원, 통·반장, 지역사회보장협의체를 대상으로, 18일 청라 지역 공동주택 입주자대표를 대상으로 추진했다.

이에 맞선 청라 시민들은 홍콩의 '노란 우산 시위'를 본따 '녹색 우산'을 들고 시의 설명회를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는 16일 400여 명, 18일 600여 명이 참석했고 아이를 데리고 나온 시민, 하교 후 동참한 청소년 등도 적지 않았다.

이 설명회는 개최 전부터 '인천시가 꼼수를 부린다'는 시민들의 비판을 받아 왔다. 시가 예정한 16일은 추석 연휴 직후 첫 평일인데다가 18일 역시 평일로 사실상 많은 시민들의 참석을 어렵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특히 18일은 원래 청라 지역 57개 공동주택 '입주자대표'를 대상으로 한 설명회이지만, 16일 설명회가 시민들의 거센 집회로 인해 파행하자 시는 18일 설명회의 대상을 '입주자대표 및 입주민'으로 기습적으로 확대했다.

이러한 시의 '꼼수'는 소통을 내세우던 시의 '민낯'이라는 목소리가 다수이다.

실제로 시민들과의 소통을 담당해야 할 인천시 신봉훈 소통협력관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청라 소각장을) 폐쇄하라는 주장은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지나친 주장이 아닌가 싶다"며 자칫 시민들이 '나쁜 사람'인 것으로 비춰질 수 있는 주장을 한 바 있다.

또한 백현 인천시 환경녹지국장은 시민들의 거센 반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설명회를 강행하려고 시도했고 18일 한 시민의 "사퇴하라"는 외침에 조롱하듯 "소각장 문제 해결하고 사퇴하겠다"고 대꾸해 분통을 자아냈다.

이처럼 '소통'이 아닌 '불통'으로 비춰지는 시 공무원의 행동들이 계속 나오고 있는 것이다.

청라국제도시 총연합회(청라총연) 배석희 회장은 "백현 환경국장이 강행한 주민 설명회는 '가짜' 주민설명회이며 '청라 주민 기만죄'로 백 국장의 사퇴를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청라총연과 청라국제도시 시민들의 '청라소각장 영구화 반대, 폐쇄 이전 요구' 운동의 불길은 인근 지역으로도 번져가고 있다.

18일 루원발전대표연합회(루원연합)는 청라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해 '청라총연의 소각장 폐쇄·이전 주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루원연합 온용배 회장은 "청라 소각장 영구화 시도는 '쓰레기 발생지 처리 원칙'을 운운하며 수도권매립지를 이전하려고 하는 시의 주장에도 어긋난다"며 "시는 두 개의 잣대로 시민들을 조롱하지 말고 소각장에도 동일한 원칙을 적용하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소각장 영구화'에 대한 청라 시민들의 거센 반대와 인근 루원시티 지역의 지지 성명 가운데 결국 16일, 18일 열린 인천시의 설명회는 파행했지만 '목적을 이루기 위한 꼼수'라는 평가를 받는 시의 불통 행정 속에 논란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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