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날씨가 선선해서 산책하기 참 좋은 계절입니다.
저녁식사후 심곡천 모돌이 삼형제 소식도 궁금해서 내려가 보았습니다.
마실을 나갔는지 주거지에서?는 보이질 않더군요.

그래서 운동도 할겸 남쪽도로쪽을 걸어가는데 아저씨 한분이 잡초를 뽑고 계셨습니다.
그냥 지나칠까 생각하다가 이렇게 잡초가 우거진 곳에서 잡초를 뽑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기에 가까이 가서 여쭤보았습니다.

“아저씨 지금 잡초를 뽑으시나요? 좋은 일 하시네요.”

한손으로는 잡초를 뽑고 한손엔 비닐봉지에 무엇을 들고계셨기에
원하시는 식물이 있어서 잡초를 뽑나 하는 생각이 일순간 들었습니다.

그런데 돌아오는 대답은

“꽃씨를 뿌립니다.이렇게 씨앗을 뿌려놓으면 싹이 나서 꽃을 피우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잖아요.”
감동 감동이었습니다.!!!

“아~ 꽃씨를 뿌리신다구요. 좋은 일 하시네요. 자이아파트에 사세요?”
“아니 웰 카운티에 살아요.”
“아니 웰 카운티에서 여기까지 오셔서 꽃씨를 뿌리세요. 너무 감사합니다.”

그러면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라디오에서 나오는 소리를 들었는데
돈 있는 사람은 잘먹고 운동해서 오래동안 그 돈 다 쓰고 죽고
없는 사람은 돈도 없이 김치쪼가리나 먹고 운동하다 병들어 죽는다고
그래서 당신은 돈도 없으니 이렇게라도 운동해서 기운이 쇠진해서 빨리 죽어야겠다고 하시네요.

나보고 5억있으면 잘먹고 잘살고 운동해서 오래 살랍니다. 60부터 잘 살려면 5억은 있어야 한다고 하네요. 참 제게도 꿈같은 이야기입니다. 1억은커녕 몇천만원도 없는데 ㅠㅠㅠ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가시는 뒷모습을 보면서 공연히 마음이 짠해졌습니다.

요즘 가진 자들의 횡포로 온 세상이 다 시끄럽지만
어려운 사람들은 어떻게든 이웃을 위해 환경을 위해 의미있는 일을 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꽃씨를 뿌리는 아저씨
가진 재주도 없고 능력은 없지만 평생 가족을 위해 밥을 해온 실력으로 재가 장애인들을 위해 반찬을 만들어 봉사하는 이웃들

청라주민들을 위해 월급도 못받으시면서 애쓰고 있는 청라총연 임원진들
이런 분들 때문에 세상은 아직도 살만하구나 하면서 위안을 받은 저녁이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보니 모돌이 삼형제가 연못에서 잘 놀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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