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BRT 환승센터로 계획
7호선 연장 확정 등 청라 교통환경에 큰 변화 일어나
새로운 교통 환경에 맞는 새로운 환승센터 구축 방안 찾아야

청라국제도시 GRT(Guided Rapid Transit;유도고속차량) 701번을 이용하다보면 '복합환승센터'라는 정류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류장 주변을 아무리 둘러보아도 환승센터 비스무리한 시설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저 약간 고풍스럽게 짓는 모델하우스만 보일 뿐.

현재 GRT 정류장으로만 계획이 있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는 청라 복합환승센터 구축 사업은 청라국제도시 인구가 10만명이 넘어가는 현재에도 그대로 표류중에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복합환승센터는 왜 삽을 뜨지 않았는지, 그리고 복합환승장 사업을 재개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지 다뤄보고자 한다.

 

▲ 청라 업무지구 부지에 있는 청라복합환승센터 부지.(지도 갈색 표시지역) 초기 BRT 계획이 축소되지 않았다면 청라 BRT 복합환승센터는 차질없이 운영되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처음 계획되었던 2008년과 지금의 청라는 환경이 많이 달라졌다.(제공=인천경제자유구역청)

 

BRT 복합환승센터, 2008년 처음 계획되어


청라 BRT 복합환승센터는 2008년 청라국제도시 조성 계획과 함께 청라의 주요 광역교통망으로 계획되었던 BRT의 기반시설로 계획되었다. BRT와 GRT, 그리고 청라 내부 시내버스 간의 환승을 위해 LH와의 협의를 통해 청중로와 청라에메랄드로의 교차점에 부지를 마련한 것이다.

청라국제도시 GRT가 청라 내부 간 이동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개념이라면 청라~강서 BRT(Bus Rapid Transit;간선급행버스체계)는 청라국제도시의 광역교통수단으로 계획된 교통체계이다.

BRT는 교통신호우선체계를 통해 지상에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우며 당시에는 '땅 위의 지하철'로 홍보되었고, 당시에는 건설에 많은 비용이 드는 대형 중전철을 대체하여 적은 비용으로 지하철에 버금가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던 때였다.

인천시에 따르면, 초기 BRT 계획은 지금의 GRT와 같은 굴절버스 등 대규모 수송이 가능한 버스를 투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고 한다. 당시에는 이용객 수가 2만명 가량 이용할 것으로 예상했고 많은 이용객들의 청라 이동을 염두했기 때문에 부지를 마련했다고 한다.

그러나 비용 절감을 위해 BRT 투입차량을 굴절버스가 아닌 고급형 좌석버스를 투입하는 등 사업규모의 축소가 있었다. 또한 이용인원이 예상치보다 못 미치는 3~4000명 가량이 이용하는데 그치고 있고 청라의 업무단지 추진이 지지부진해짐에 따라서 환승센터의 추진이 늦어지게 되었다고 인천시는 설명한다.

변화된 청라의 교통환경, 복합환승센터 사업 변경은 불가피한 선택


 

시티타워역 폴사인

▲ 청라 오피스텔 모델하우스에 걸린 7호선 출구 안내 폴사인 홍보조형물. 서울 지하철 7호선의 청라 연장 사업은 청라 교통에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다.

 

2008년에 처음 복합환승센터 계획이 나온 후, 그로부터 12년이 지났다. 그러던 사이 청라 복합환승센터 주변의 교통여건이 많이 변화되었다.

공항철도 청라국제도시역이 개통되었고 청라 주민들의 숙원사업이었던 7호선의 연장이 확정되었다. 여기에 박남춘 시장의 공약인 서울 2호선 신정지선의 연장도 고려되고 있다. 따라서 단순히 BRT/GRT와 시내버스와의 환승 기능에서 좀 더 개선되어야 할 필요성이 생긴 것이다.

다만 국제업무단지 주변에 만들어지는 7호선의 역 위치와 환승센터 부지 간의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이 걸림돌이다. 비지니스로와 청라에메랄드로 사이 커낼웨이 아래에 위치하게 될 예정인 7호선 예정역이 그나마 복합환승센터 부지와 가까운 편이지만, 이 마저도 도보로 300~400m 가량 소요된다.

따라서 7호선과의 연계를 고려한 복합환승센터로 개념을 확대하는 것을 염두할 필요가 있다면 의견 수렴을 통해 환승센터 사업을 확대하거나, 필요에 따라서는 환승센터 부지를 변경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인천시에서도 급변한 청라의 교통환경에 따른 환승센터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인천시는 "아직 구체적인 구상이나 계획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청라의 주변 여건이 변하면서 환승센터 부지 위치 변경 등 사업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고, 이를 위해서 필요 시에는 유관기관과의 대화를 통해 사업을 변경할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표류하는 복합환승센터 계획, 도심공항터미널 유치 등 사업 다각화 모색해야


새로운 청라국제도시의 교통 여건 변화에 발맞추기 위해서는 BRT 환승으로만 기능이 제한되어 있던 복합환승센터 계획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은 분위기 조성 여건은 갖춰져 있다. 이제는 복합환승센터의 기능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청라의 복합환승센터는 기존의 BRT, GRT의 연계는 물론 7호선과의 연계, 그리고 국제업무단지 입주와 시티타워 완공으로 유입되는 외국인 수요를 고려하고, 인천공항고속도로 북인천 나들목이나 경인고속도로 직선화 사업 등 인천국제공항과 연계가 쉬운 청라의 교통 인프라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계획이 수정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공항행 좌석버스 수화물 정책

▲ 인천시민들이 인천공항으로 이동할 때는 별도의 대형 수화물을 놓을 수 있는 공간이 없는 시내좌석버스에 의지해야 한다. 대형 수화물을 소지하고 이동할 때에는 공항철도나 택시 등의 수단으로의 이용이 강제되어 불편을 겪고 있다.

 

따라서 필자는 복합환승센터에 도심공항터미널 기능을 유치하는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 청라의 해외 비즈니스 및 관광수요가 공항까지 가서 수속을 밟을 필요 없이 청라 내부에서 바로 수속을 밟을 수 있는 편의성을 제공하고 국제공항과 가까우면서도 정작 공항 이용에 불편을 겪는 인천 시민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기능이라 생각된다.

특히 청라복합환승센터 도심공항터미널 유치는 대다수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인천 시민들이 겪는 문제 중 하나인 인천공항행 버스 수화물 소지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천시에서 인천국제공항을 가기 위해서 이용되는 대중교통은 공항철도를 제외하면 공항 행 '시내좌석버스'가 사실상 전부이다. 문제는 '시내버스'로 운행되는 만큼 별도로 차량 하부에 화물칸을 놓거나 차량 내부에 짐칸을 설치하는 것이 제한된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인천시는 공항 행 버스를 전부 천연가스 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가스저장탱크 설치로 인해 하부공간을 쓸 수 없는 문제가 있다.

이 때문에 인천국제공항과 매우 가까운 인천시이지만, 정작 수화물을 소지하고 이동하는 데 있어 타 수도권이나 지방 행 사람들보다도 더 어려움을 겪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청라국제도시나 송도 등에 이러한 도심공항터미널을 설치하고, 각 도심공항터미널과 인천공항을 잇는 리무진버스를 신설한다면 대형 수화물을 소지하고 이동하는 인천 시민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표류하고 있는 청라 복합환승센터의 사업 재개를 위해 청라 주변 여건을 고려한 새로운 활용방안의 모색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사업 주체와 주민, 그리고 유관기관이 새로운 복합환승센터 계획 변경의 필요성을 실감하고 있는 만큼 다양한 아이디어를 개진하여 의견이 모인다면 초기 계획보다 더 나은 복합환승센터의 구축이 실현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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