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여객, 인천 청라~서울역 간 1800번 폐선신청
'M버스' M6118번으로 개통되었으나 저조한 이용률을 보여
노선 설계, 당장의 눈 앞의 이익보다 미래를 고려한 노선으로 계획되어야

 

▲ 7월 9일 폐선이 접수된 1800번. 인천시에서는 서울시 유출입 노선에 대한 폐선을 만류하는 입장이었지만, 누적된 적자로 인해 폐선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현재 청라국제도시에는 2개의 광역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하나는 부천을 거쳐 강남으로 가는 9300번이고, 또 다른 하나는 '또' 부천을 거쳐 신촌과 서울역으로 가는 1800번 버스이다. 청라 주민들은 부천을 들렀다 가는 두 노선에 대해 이제 관심을 가지지 않은 지 오래이다.

그나마 부천 중심부와 강남을 가는 9300번은 고정수요가 있던 편이지만, 이번에 설명하는 1800번은 출발지인 청라에서도 존재감이 미미한 노선이 되었고, 결국 8월 10일 쓸쓸히 폐선되는 운명을 맞이하게 되었다.

한때 광역급행버스(이하 M버스)로 개통되었던 이 노선이 어떻게 망가지면서 결국 폐선의 뒤안길로 접어들게 되었을까? 1800번의 개통부터 폐선까지의 과정을 통해 노선 자체의 문제와 함께 인천 광역버스 및 M버스가 가지고 있는 문제를 되짚어보기로 한다.

'BRT 진입'을 염두한 작전역 경유 고수, 결과적으로 수익난조 자처해

 

▲ 1800번 전신인 M6118번은 청라5단지 임시차고지에서 출발하는 노선이었으나, 5단지와 4단지 부근에 정식 정류장을 두지 않고 BRT 진입을 염두하고 작전역으로 우회하는 노선으로 개통되었다.(출처=나무위키)

 

1800번의 전신인 M버스 M6118번(청라힐데스하임~서울역)은 2012년 4월에 개통하였다. 당시 청라국제도시는 많은 아파트단지가 입주하지 않았던 신생 주거지역이었고, 부족한 수요를 채우기 위한 명목으로 경인고속도로 서인천 나들목 직통이 아닌 작전역 경유로 운행했던 것이 특징이었다.

그런데 이 때에는 서인천 나들목을 직통으로 다니던 1000번(석남동~서울역) 노선이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경인고속도로 직통으로 인가가 나지 않았던 M6118번의 노선에 불만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당시 5단지 인근 임시 차고지에서 출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5단지와 4단지에 인가된 정류장은 없었다.

하지만 개통 당시에는 경인고속도로 직선화와 함께 봉오대로 공사가 한창이었고, 청라국제도시의 제반시설과 입주가 많이 이뤄지지 않았던 시기였다. 따라서 서인천 직통이 아니었지만 교통혼잡 때문에 운행시간이 작전역 경유와 크게 차이가 없었던 때였기 때문에 청라 주민들은 잠시나마 인내할 수 있었다.

또한 M버스로 개통 되었던만큼 정류장 수 제한 문제(기점 부 7.5km 내 6개)도 있었다. 따라서 청라국제도시 내부에서는 기점부임에도 불구하고 정류장이 2곳만 인가되어 있었는데(상행 힐데스하임, 청라자이/하행 엑슬루타워/호반베르디움3차), 임시차고지가 있었던 환승센터 부지부터 롯데캐슬까지는 인가된 구간이 아니었지만 편의상 승차를 허용하기도 했다.

문제는 편의상 정차를 허용했던 구간이었던 청라국제업무단지~휴먼시아후문/롯데캐슬이 불법 정류장이었다는 것이었다. 해당 구간은 '아는 사람만 타는' 구간이었고, 주민들은 비록 불법정류장이었으나 서로의 편의를 위해 눈을 감아주었다.

하지만 엄연히 정류장이 인가되지 않았기 때문에, 해당 구간에서 버스도착 안내 서비스를 받을 수 없었기 때문에 언제 도착하는지 알 수 없었던 문제가 있었다. 추가로 아는 사람만 타던 구간이었기 때문에 처음 방문하는 외부인들에게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고, 결국 5단지와 4단지 구간에서의 이용률은 적게 나올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운송업체에서 7700번만 이용 가능하던 청라~강서 간 BRT 입성을 요구하였던 것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국비와 청라국제도시 입주민 교통분담금으로 조성된 BRT 시설을 위탁운영하는 인천교통공사는 7700번의 수익금으로 BRT 조성 비용 및 유지보수비용을 충당하고 있다.

하지만 M버스는 최소한의 환승보전액을 제외하면 운송 수익금이 전부 운송업체 수익으로 돌아가는 구조이다. 따라서 위탁사인 인천교통공사 입장에서는 수익금이 BRT 유지비용에 충당되는 것이 아닌 온전한 사기업에 들어가는 M버스가 BRT 구간에 들어와서 여객 취급을 하는 것에 반대 의견을 표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송업체인 선진여객은 꾸준히 M6118번의 BRT 입성을 요구했다. 그리고 이는 훗날 같은 그룹의 계열사인 신동아교통이 청라~양재 간 M버스를 개설할 때에도 작전역 경유를 고수하는 노선안을 가져옴으로써 작전역 경유의 의도가 노골적으로 드러나게 되었다. 결국 M버스의 BRT 입성은 양재 행 M버스의 노선반납 등으로 무산되었다.

광역버스 적자 보전에 소극적인 인천시, 노선의 기형화에 불을 지펴

시간이 흘러 청라국제도시에 많은 입주민이 들어오면서 인구 수가 9만명을 돌파하였다. 여기에 경인고속도로 직선화 사업과 루원시티 조성을 위한 가정동 철거작업, 봉오대로 서구 구간 완공 등으로 교통 여건에 많은 변화가 생기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6118번은 수익 극대화를 위한 BRT 입성만을 노린 채 노선 변경을 가져가지 않았다.

문제는 M6118번의 경우 이미 다른 중복 광역버스 노선이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가정역 구간에는 앞서 언급한 1000번이 서인천나들목 직통으로 운행하고 있었고 작전역 구간 역시 1500번(계양구청~서울역)이라는 역사와 전통을 가진 기존 노선이 버티고 있었다.

바꿔 말하면, M6118번은 개통 때부터 태생적으로 기존 노선 수요를 갉아먹는 정도에 지나지 않는 노선이라는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타 노선이 들어가지 않은 신규 수요(청라국제도시, 효성동)을 경유하였지만 더 자주 오고 더 빠르게 갈 수 있는 대체 노선이 존재하였기 때문에 점차 많은 사람들이 이 노선을 기피하기 시작한 것이다.

운송업체인 선진여객도 이 문제를 타개하기 위한 방법이 있었을 것이다. 그 중의 하나는 청라 주민들이 원하는, 1000번처럼 서인천 직통으로 노선을 변경하고 비공식적으로 정차하던 정류장을 정식 인가로 변경하여 진정한 청라 M버스를 실현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선진여객이 청라 주민들의 요구를 실현하기에는 커다란 벽이 가로막고 있었다.

현재 인천시를 경유하는 M버스와 인천광역시의 광역버스는 준공영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는 다시 말해서 버스를 운행하는데 있어 환승손실금 보전을 제외한 손실을 온전히 운송업체가 떠안는 구조임을 의미한다.

따라서 운송업체 입장에서는 과감한 노선 개편에 있어 운신의 폭이 좁아들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는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이는 주민들이 원하는 노선 개편 요구보다는 '조금이라도 정류장을 늘려 사람을 더 태워야 한다'는 자가당착에 빠지는 상황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 선진여객은 이전에도 1800번 폐선 신청을 한 바 있었다. 그러나 인천시에서는 서울시 유출입 노선의 총량을 유지하고 싶었고 운송업체에 다른 방안을 내놓을 것을 요구했다. 그리하여 2019년 4월 20일 노선변경을 통해 삼산택지지구와 부천테크노파크를 추가로 경유하는 노선 변경을 시행한다.

 

한정면허였던 M6118번의 면허 만료일자가 다가오자, 선진여객에서는 이 노선의 면허를 갱신시키지 않고 인천광역시 면허의 1800번의 신설로 대체하였다. 기점부 정차 정류장 수 제한이 사라지면서, M버스 시절 인가받지 않았던 정류장도 드디어 정식적으로 사람을 태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청라 주민들은 작전역으로 돌아가는 M버스 대신 서인천에서 직통으로 빠지는 1000번/M6628(석남동~신촌) 환승수요로 옮겨간지 오래되었다. 더 이상 시간이 더 걸리고 차도 더 자주 안 오는 1800번에 관심을 주지 않게 되었다. 민심을 잃어버린 1800번은 이제 일부 이용객을 제외하면 더 이상 존재의 의미가 없어진 것이다.

더군다나 준공영제 노선이 아니었기 때문에 승무원도 비정규직 승무원을 채용하였다. 광역버스 승무원들은 준공영제 대상 승무원에 비해 근무 처우가 열악했기 때문에 직장을 하나 둘 떠날 수밖에 없었고, 노선의 결행은 더욱 심해지게 되었다.

이렇게 되자 선진여객에서는 더 이상 1800번을 운행할 필요가 없어지게 되었다. 결국 선진여객은 인천시에 1800번 폐선 신청을 하였다. 그러나 인천시에서는 하나라도 더 아쉬운 서울 유출입 버스를 포기할 수 없었다. 인천시에서는 운송업체를 설득하여 다른 방안을 낼 것을 제안하였다.

그리하여 운송업체에서는 부천시의 협조를 얻어 1800번을 부천테크노파크와 삼산택지를 경유하도록 변경했다. 사실상 사멸된 청라와 작전 수요보다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서울 행 버스가 없었던 지역을 개척하고자 했던 것이었다. 청라는 사실상 '차고지 기능' 이외에는 더 이상의 의미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악한 광역버스 근무 환경으로 인해 결행이 잦아들면서 새로운 구간에도 수요가 발생하지 않게 되었다. 어쩌면 이미 이전부터 노선 운행에 대한 의지가 없었던 듯 하다.

결국 선진여객에서는 자포자기의 신청으로 다시 한 번 폐선 신청을 내었다. 이제는 인천시에서도 더 이상 의지가 없는 운송업체를 설득하려 하지 않았다. 그렇게 M버스'였던' 노선은 'M'aeul버스(마을버스)도 못한 노선이 되어 쓸쓸히 퇴장하게 되었다.

'새로운 인구 유입에 맞춘 유연성 있는 노선 변경 대책 필요' 1800번 폐선이 주는 교훈

1800번 폐선 소식이 청라국제도시 커뮤니티에 알려지자 청라로 다니는 노선이 없어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전하면서도, 일각에서는 1800번의 노선변경에서 폐선까지 이르는 일련의 행보를 운송업체의 꼼수로 비판하면서 서인천나들목 직통 노선의 필요를 요구하기도 했다.

물론 폐선에 이르기까지의 운송업체(선진여객)의 행보가 버스를 이용하는 주민들에게는 이해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더 많은 청라 주민들이 선호하는 서인천 나들목 직통 대신 운송업체는 여러 복합적인 사유로 작전역 경유를 고수했고, 이 때문에 많은 승객들이 노선을 떠나자 더욱 굴곡진 노선으로 스스로 몰락을 자초하기도 했다.

만사(萬事)에 만약이란 없다지만, 만에 하나 선진여객 측에서 제대로 정착된 청라국제도시의 수요를 면밀히 파악하고 서인천 직통으로 바꾸는 등 능동적인 대책을 보여주었더라면 1800번이 폐선까지 이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랬다면 '진정한 청라 M버스'로써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노선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담는다.

하지만 앞서 말하였듯, 청라 주민들의 요구가 실현되기에는 여러 장애물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업체 입장에서는 노선을 운행할수록 적자가 늘어나는 현실에서 과감하게 노선을 변경하였다 더 좋지 않은 상황으로 놓여 적자 폭이 늘어나는 것이 두려웠던 것이다. 청라~양재 간 M버스를 입찰했던 신동아교통에서도 위와 같은 이유로 주민들을 설득하려 했던 적이 있다.

M6118이 개통되었던 당시의 청라와 지금의 청라는 분명히 다르다. 10만이 넘는 유입인구가 거주하고 있고, 하나금융지주 입주 등 주변의 여건이 많이 달라졌다. 이제는 청라 주민들의 요구에 맞춘 광역 노선이 필요하다.

청라를 포함하여 다양한 인천 지역의 광역교통 구축에 인천시의 유연성있는 대책이 요구된다. 그러나 인천시의 소극적인 광역버스 문제 대처가 모든 것을 가로막고 있다. 일부 노선을 제외한 늘어나는 광역버스의 적자 문제에 인천시는 수수방관하고 있고, 결국은 주민들의 요구보다는 운송업체의 요구에 따라다닐 수밖에 없는 문제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 다음 편에서는 1800번의 폐선 문제에서 드러난 인천시의 광역버스 문제를 짚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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