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2020년 7월 31일 대대적인 버스 개편 예고
904, 904-1번을 포함한 한정면허 노선, 2020월 7월 31일 이후 면허 갱신 불가
청라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편리한 버스 개편 시급

▲ 7월 27일에 폐선되는 907번의 노선 폐선 고지문. 이 고지문에는 `2020년 7월 31일 이후 한정면허가 재갱신 되지 않음을 통보`받았음을 표기하고 있다.(출처=디시인사이드 커뮤니티)

지금으로부터 약 한 달 전, 일부 버스 정류장에 급행간선버스 907번이 7월 27일 폐선된다는 고지문이 부착되기 시작했다. 단순한 폐선 안내문으로 보일수도 있었을 이 안내문에, 그냥 지나치기에는 결코 가벼운 사안이 아닌 한 글귀가 눈에 밟힌다.

"또한 저희는 한정면허로 운행되었으나 2020년 7월 31일 이후 한정면허가 재갱신되지 않음을 통보받았습니다."

청라국제도시에서 대중교통으로 약 20여분 거리에 있는 작전동에서 알려온 하나의 작은 소식이, 필자에게는 앞으로 청라를 포함한 인천 지역에 적지 않은 여파를 가져올지 모르는 불씨처럼 다가왔다. 과연 이 글귀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일까?

한정면허 노선, 준공영제 적용을 받지 않아

현재 인천시에는 폐선되는 907번을 포함하여 총 21개, 202대의 한정면허 노선버스가 운행되고 있다(시티투어 등 특수 노선 제외). 이는 인천시 버스노선 등록차량 2,361대 중 약 8.6%에 해당된다. 위 노선들은 시에서 운행되고 있는 시내버스 노선에 대해 수익금을 운행 실적에 따라 배분하고 적자분을 시에서 보조해주는 '버스 준공영제'를 적용받지 못하는 노선들 중 일부에 포함된다. 청라국제도시역과 부평역을 잇는 904, 904-1번과 청라국제도시 GRT(701번, 702번)도 한정면허 노선에 포함된다.

2009년부터 시행되어 인천시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버스 준공영제를 적용받는 노선들에 투입되는 1800여대 차량들은 한정된 차량 대수 안에서 운영되는 '차량 종량제'를 적용하고 있다. 시 재정이 투입되는 만큼 무분별한 차량 증차로 인해 더 많은 시민들의 혈세가 투입되는 것을 방지하여 시민들의 교통 비용 증가를 막기 위해서이다.

따라서 효율적인 운용은 가능하지만 최근 인천시에서 새롭게 개발되어 입주가 시작된 신규택지지역에 투입되는 지역에 버스를 공급하기에는 한정된 차량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문제가 있었다. 새 노선을 신설하기 위해서는 결국 이용객이 적어 적자로 판단되는 노선을 없애거나 단축하고, 또는 차량이 넉넉한 노선에서 차량을 가져와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곧 단축되거나 폐선되는 노선이나, 차량이 감차되어 이용하던 배차간격이 길어지고 혼잡도가 높아지는 노선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불편으로 이어진다.

인천시에서 2000년대 중반부터 한정면허로 많은 시내버스 노선을 신설했던 이유 중 하나는, 결국 넉넉치 않은 버스대수로 인해 신규택지 지역 및 교통 음영지역을 커버해야 했던 문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차량 총량제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한정면허 노선을 활용하기 위해서였다. 현재 시내버스 노선 중 700번대에 해당되는 노선 대부분과 900번대에 해당되는 노선이 2000년대 중반대부터 위와 같은 목적으로 신설된 노선이었으며, 이 노선들은 2009년 시행된 준공영제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한정면허 노선들은 준공영제 대상에서 제외되어 환승할인 등으로 발생되는 운송수지 적자를 시에서 보전받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 여기에 준공영제 노선을 운행하는 버스승무원과 비준공영제 승무원 간의 근로여건 차이 등 크고 작은 문제로 위의 목적으로 신설되었던 노선들 중 일부가 폐선되거나 본 취지와는 차이가 있는 노선으로 변경되는 등 많은 변화를 겪기도 했다. 남아있는 한정면허 노선들은 이러한 변화 끝에 현재의 노선으로 운행되고 있다.

현재 운행되고 있는 한정면허 시내버스 노선들은 많은 수요를 실어나르는 각 지역의 발 역할이 되어주면서 그 지역에 없어서는 안될 메인 노선으로 자리잡은 상태이다. 청라국제도시와 부평역을 잇는 한정면허 버스 904, 904-1번 노선도 청라국제도시에 들어오는 노선들 중 가장 배차간격이 안정화되어 있는 노선이기도 하다.

청라 주민들의 발 904번과 904-1번, 내년부터는 운행하지 않는다

▲ 박남춘 시장은 4월 29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시내버스 준공영제 제도개선을 위한 재정절감 및 이용객 증대 방안을 발표하면서, 한정면허 노선 전면 폐지와 단거리 지선노선 위주의 개편을 주 골자로 하는 2020년 7월 31일 개편 계획을 밝혔다.(출처=인천시)

인천시는 이렇게 새로운 주거지역 주민들의 발이 되었던 16개 노선, 180대의 한정면허 버스들을 2020년 7월 31일 버스 전면 개편과 함께 없앤다고 밝혔다. 전체 시내버스 노선의 10%에 이르는 한정면허 노선은 준공영제 제한을 받지 않아, 시의 재정 부담을 늘리는 주요 요인이었다는 것이 인천시의 주요 발표 내용이었다.

한정면허 버스에 투입되는 차량들은 전부 말소되어 인천시의 전체 시내버스 차량들은 줄어들지만, 박남춘 시장은 4월 29일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가진 발표에서 "단거리 위주로 버스 체계를 재편하고, 버스노선의 굴곡을 줄여 감차에 따른 공급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4월 29일 브리핑에서 발표한 한정면허 버스 폐선은 모든 노선이 해당되지는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 인천시에서 운행중인 한정면허 버스 차량은 인천시에서 밝힌 16개 노선, 180대보다 더 많은 노선과 차량이 운행되고 있다.

실제로는 인천시 면허로 운행중인 한정면허 버스 중에서 청라국제도시 조성 당시 선 입주자들이 부담했던 교통분담금으로 운행되는 청라국제도시 GRT 노선(701번, 702번)과 공기업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차원에서 운행하는 KTX 광명역 공항리무진 버스(6770번, 인천국제공항~광명역), 그리고 한정면허 노선이지만 도서지역인 옹진군 영흥면 주민들의 교통 편의를 위해 공영제의 일환인 노선입찰제로 운영 중인 790번(옹진군청~영흥도버스터미널)과 같은 공공성을 짙게 가진 특수 목적 성격을 갖는 노선은 폐지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

문제는 일반 시내버스와 유사한 역할을 하고 있는 904, 904-1번과 같은 노선들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900번대 급행간선버스와 700번대 번호를 가지고 있는 버스들은 2000년대 이후 새롭게 개발된 신규 주거지역 청라, 송도, 영종, 삼산, 논현 지역 등 신규 주거지역 주민들의 발 역할을 했었다. 그러나 내년 7월 31일 이후에는 이 노선들을 이용하지 못 할수 있다는 것이다.

2016년 인천 버스 개편 당시 신설/변경 노선들, 한정면허 노선 대체역할을 수행하지 못해

사실 인천시에서 간선급행버스를 포함한 '한정면허 노선 없애기'를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6년 인천 도시철도 2호선 개통과 함께 시행했던 인천 시내버스 개편 때 한정면허 노선들을 대체하기 위해 노선을 신설하거나 기존 노선을 변경하는 시도를 했다.

청라국제도시의 예를 들면 청라국제도시에서 부평구청역이나 부평역 행 노선이 갑작스럽게 늘어난 것이 그 예시로, 청라국제도시에서 부평역을 가는 40번과 43번이 신설되었거나, 청라국제도시에서 동인천역을 가던 46번을 부평으로 노선을 번경했던 것이 그 예이다.

만일 2016 개편과 함께 '한정면허 없애기'가 사실이었다면 40, 43, 46번 등의 노선으로 904, 904-1번을 대체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다행히도(?) 2016년 개편 당시 904번과 904-1번 등은 폐지되지 않았고, 새롭게 개편된 노선들과 함께 이동수요를 분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혼잡도는 여전하여 청라국제도시의 간판노선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리고 904, 904-1번의 수요를 분산하려 했거나, 혹은 '없애기 위해' 만들어지거나 노선이 개편된 노선들은, 결과적으로 저 두 노선의 분산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40번 노선은 2018년 9월 15일 검단~인천국제공항 노선과 검암역~아라뱃길 경인항 간 노선의 신설을 위해 폐선되었고, 43번 노선은 40번 폐선에 따른 대책으로 소폭 증차되는 수준에 그쳤다. 그리고 46번은 2016년 개편 후 변경없이 다니고 있으나, 이와 동시에 장거리 굴곡 노선이 되면서 904, 904-1번 만큼의 안정적인 배차간격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인천시의 다른 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한정면허 노선을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진 노선들이 부족한 차량 자원으로 인한 배차간격 문제와 노선 굴곡 문제 등으로 제대로 대체하지 못하고 있다.

미래의 인천시, 현재의 시내버스 총량으로도 부족할 수 있는 상황에 다다를 수 있다.

▲ 인천시에는 앞으로 검단신도시와 계양신도시, 송도국제도시 간척진행 지역 등 인천의 도시 대중교통을 필요로 하는 새로운 지역이 계속 개발되고 있다.(출처=인천시)

문제는 여전히 인천시에서 개발중인 대규모 토지공급 사업이 진행 중에 있다는 것이다. 당장 내년에 있을 단거리 지선버스 위주 버스개편과 한정면허 폐지를 골자로 하는 버스 개편이 시행 시기에는 이 문제가 아주 심각하게 다가오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 검단신도시와 송도 지역 등 앞으로 새로운 대중교통 수요를 창출해야 하는 곳이 더 생겨나고 있고, 언젠가는 현재 2,300여대 가량의 인천 시내버스로는 감당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물론 7호선 청라 연장이나 인천 1호선 및 2호선(불로동 지선) 검단 연장 등 도시철도 사업이 진행 중이기는 하지만, 해당 사업이 완공되려면 5~10년 이상의 기간이 남아있다. 그렇다 보니, 도시철도 신규 구축 사업 완료 이전에 유입되는 신규 인구를 감당하기에는 준비기간이 넉넉치 않다.

광활한 인천시 면적을 부족한 차량대수로 감당하기에는 현재에도 체감 배차간격이 15분을 넘어가는 인천시 버스의 수준에서는 힘들것으로 판단되고, 따라서 비용 절감을 위한 인천시의 한정면허 노선 감차가 무조건적으로 수행되어야 하는지 의문이다.

또한 단거리 지선 위주로 개편으로 차량감차에 따른 불편을 해소하겠다는 방안도 과연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인천시의 구상은 버스노선의 운행거리를 감소시켜 차량의 회전률을 높이고 배차간격을 줄이되, 주요 교통 환승 결절지로 환승을 유도하기 위함으로 보인다(Hub&Spoke 방식). 이는 필연적으로 대중교통 이용객들에게 목적지까지 이동하는데 있어 한 번 이상의 환승을 강제하게 된다.

물론 사람마다 이동하고자 하는 목적지는 매우 다를 뿐더러 1개의 노선 각각 주민들이 원하는 곳을 들르게 될 시 노선의 굴곡이 매우 심해져 이동시간의 증가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에 필연적인 개편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인천과 같은 대도시에 허브 앤 스포크와 같은 단거리 이동-교통 거점지 간 이동-단거리 이동 형식을 도입하기에는 여러가지 제약이 있다. 무엇보다도 교통 거점지를 잇는 간선수단이 되어야 하는 도시철도나 주간선 버스의 수용량이 환승수요를 받쳐주어야 하는데 인천 시민들의 체감적 평균 배차간격이 15분 내외로 벌어져 있는 인천 버스가 과연 인천 지하철과 함께 간선축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무엇보다도 여러 번의 환승 강제는 자연스레 교통수단 환승을 위해 이동해야 하는 문제가 따르게 된다. 이것은 이용객들의 '환승 저항'의 심화로 이어져 대중교통 이용률 저하로 이어지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안타깝게도 인천시 환승거점 지역을 보면 주안역 환승센터 정도를 제외하면 제대로 된 환승편의 시설이 갖춰진 곳이 별로 없다. 경우에 따라 버스와 버스 간 환승을 위해 도보로 다른 정류장까지 이동해야 하는 수고로움이 심해질 수 있다.

더군다나 인천은 지하철 역과 지상까지의 거리가 긴편인 역이 많아 수직 이동에 어려움이 있는 편이다(아주 가까운 예로 가정역의 예를 들어보자). 이렇게 주민들이 체감하는 환승 저항이 심한 대중교통 환경에서, 과연 인천시에서 단거리 위주 버스 개편으로 환승을 유도하는 것이 인천 시민을 위한 길이라고 볼 수 있을까?

무조건적인 감차와 운행거리 감축보다는 환승 저항 최소화가 중점이 되어야

현재 인천시 시내버스의 비효율적인 배차간격 문제의 원인 중 하나는, 개편 당시 기존 노선들에서 큰 틀을 바꾸지 않은 채 무조건적인 자사의 버스차고지 연계 위주 개편으로 적은 승객이 이용하는 거리가 길어지면서 운송거리가 길어진 탓이다.

신규 택지지구에 버스를 공급할 때 가까운 지역의 버스를 그대로 가져오면서 굴곡도가 더 늘어나면서 장거리 운행, 굴곡 증가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 인천시 버스개편은 환승 불편 최소화와 배차간격 단축 등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2020년 7월 31일에 있을 버스 개편이 더욱 성공적으로 개편되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이동 패턴을 더욱 면밀히 분석하여 주민들의 환승 불편을 최소화 하는 방안으로 가야한다. 굴곡을 최소화하는 노선 개편을 위해서는 기존의 노선을 대부분 유지하면서 진행했던 과거 방식의 개편이 아닌, 철저한 생활 이동 패턴을 분석한 노선으로 재구성한 뒤, 새 노선들을 다시 운송업체에 배분하는 '환골탈태(換骨奪胎)' 급의 노선 개편을 가져가야 한다.

만일 기존 노선들이 가지고 있는 불합리하고 비효율적인 굴곡노선을 그대로 둔 채 노선을 개편하려 한다면, 버스 개편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주민들의 불만이 증대되는 문제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

또한 인천시에서 추진하려고 하는 한정면허 노선의 연장 불허 및 차량 감축 역시 다시 한번 제고할 것을 제안한다. 인천시 인구 유입이 늘어나고 앞으로 인천 대중교통이 새롭게 들어와야 하는 신규 택지지구가 늘어난다면 준공영제 대상 1,800여대로는 감당하기 어려울 상황에 놓일 수 있다.

현재 인천시에서 늘어나는 적자 지원금을 줄이기 위해 무조건적인 차량 감축을 하여 적자 보전의 짐을 시민들이 짊어지게 하기 보다는, 전면적인 노선 개편 및 노선 재배치를 통해 비효율적으로 낭비되는 요소를 제거하고 투명한 버스운송업체 감시를 통해 투명한 회계처리와 재무구조 개선을 우선적으로 해결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각 한정면허 노선들이 담당했던 노선의 성격을 살릴 수 있도록 하고, 한정면허 차량들의 정규면허 전환 및 준공영제 편입을 통해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 할수 있는 방안을 찾도록 해야 한다.

실례로, 904번과 904-1번을 포함한 일부 한정면허 노선의 경우 승객 수가 적은 일부 정류장을 통과하여 일반 시내버스 대비 목적지까지 도달하는 시간을 줄인 급행간선버스 역할을 수행했는데, 이 노선들이 폐지될 경우 모든 정류장에 정차하는 일반 시내버스들만 남게 되어 이동시간 증가로 이어질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무조건적인 폐선 및 감차보다는 해당 노선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살려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 하는 방향으로 버스 개편을 가져가야 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다가오는 시내버스 대개편까지 약 1년의 시간이 남아있다. 청라 주민을 포함한 인천 시민들이 이번 버스 개편이 주민들이 원하고 주민들이 바라는 방향으로 버스 개편이 추진될 수 있도록 끊임없는 관심과 의견 관철이 필요한 시점이다.

※ 다음 칼럼에서는 청라국제도시에서 서울역까지 운행하는 1800번 광역버스의 폐선과 관련된 인천 인접 지역 간 대중교통 문제를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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